서산시의회의원 장갑순

존경하는 18만 시민 여러분!

동료 의원님과 맹정호 시장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대산, 지곡, 팔봉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장갑순 의원입니다.

먼저, 243회 서산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 본 의원에게 5분 발언을 허락하여 주신 임재관 의장님과 동료 의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6월입니다.

시간 참 빠릅니다. 벌써 일 년의 절반을 향하고 있습니다. 좋은 일, 기쁜 일 가득했으면 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헝가리 유람선 사고가 있었습니다. 우리시에도 2분의 희생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어제 일요일 새벽에 펼쳐진 U20월드컵에서 한국인의 저력을 실감했습니다. 선수들이 보여줬던 열정과 투지, 하나로 뭉치게 했던 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스포츠의 기본입니다.

대산공단은 과연 기본을 지키고 있을까요?

안전에 대한 기본을 지키고 있나요?

잘 아시다시피, 저는 의원이기에 앞서 평생을 대산읍에서 살아 온 읍민의 한 사람입니다. 읍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의 대산읍이 처한 여러 가지 문제에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할 뿐입니다.

수많은 먹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훈훈한 인심을 자랑하는 대산읍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화가 치밉니다.

지난달 17일 발생한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 사고는 그동안 감춰졌던 대산공단의 모순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지역주민과 근로자 23백 명이 병원 진료를 받는 사상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살기 좋은 서산시가 화학사고 빈번한 위험한 도시로 각인되었습니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앞으로도 하루하루를 불안과 걱정 속에 살아야 하는 주민들입니다. 이번 사고는 사측과 노조측의 임금 협상 결렬로 인한 노조의 파업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인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한화토탈은 늦장 신고로 오히려 주민 피해를 키웠습니다. 사고 원인이 공정변경 때문이라는 합동조사단의 중간 점검결과와 가지 배출관 등 10건의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충청남도 특별합동점검 결과는 개탄을 넘어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게 합니다.

수 조원의 연매출과 15천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의 안전불감증과 도덕성이 이정도라는 데 대해 망연자실할 뿐입니다.

한화토탈은 정확한 원인 규명과 진단,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앵무새 같은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통렬한 반성이 뒤따라야 합니다.

주민들이 믿을 수 있는 조사결과와 대책을 내놓는 것은 물론 읍참마속의 결단을 내려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대산공단이 처음 조성될 때만 해도 지역민들의 기대는 컸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걸고 들어온 기업들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환영하고 반겼습니다.

대기오염과 환경피해, 교통사고, 잠재적 대형사고 등 수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대산공단이 국가경제 발전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에 참고 또 참았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지역과 상생발전은커녕 대산공단은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피해를 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2017년 기준 석유를 정제하는 소위 대산 4사의 영업이익은 무려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충남발전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연간 사회적 비용이 126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2017년 악취사건을 비롯해 올해까지 총 21건의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고가 원인 규명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은근슬쩍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기업들은 공장 증설에만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안전불감증과 이윤 추구에 대한 탐욕이 이번 사고를 초래했다고 본 의원은 생각합니다.

이번 사고는 한화토탈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산공단 전체의 문제입니다. 대산공단이 가동한 지 30년이 넘은 노후시설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잦은 사고는 대산공단이 보내는 경고 메시지로 볼 수 있습니다.

석유화학공단의 특성 상 언제 발생할지도 모르는 폭발성과 유독성 화학물질에 의한 대형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시 피해는 근로자와 주민들이 입을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잦은 사고는 대형사고의 전조증상일 수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야 합니다. 기업들은 안전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으면 더 큰 화를 자초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원점에서부터 모든 것을 재점검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시설 전반에 대해 전면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노후설비 개선 등 안전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합니다.

직원과 주민들의 안전과 건강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습니다.

안전을 전제할 수 있어야 이윤 창출이라는 기업 본연의 목적도 달성할 수 있다는 평범한 상식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기업들은 시간만 나면 규제 완화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과 환경을 기업의 양심에만 맡길 수 없다는 점이 명확해졌습니다.

정부도 달라져야 합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후약방문식 대책이 아니라 보다 체계적인 종합점검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안전과 환경을 위반한 기업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일벌백계해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합니다. 대형사고 발생 시 실질적으로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만큼 과감한 권한 이양도 적극 검토해야 하겠습니다.

서산시의 경우도 안전문자 발송 등 대응 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문자발송 시스템을 손보고, 화학사고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이달부터본격 운영하기로 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은 평가할만하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왜 진작 그러지 않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주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만큼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서산시와 충청남도도 주민들의 안전을 더욱 꼼꼼히 챙기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본 의원이 기회 있을 때마다 요구한 대산공단 주변지역에 대한 환경영향조사와 주민들에 대한 건강검진 실시, 석유화학단지 주변 지원법 통과와 대기보전 특별대책지역 지정을 위해서도 가일층 힘써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안전하고 소박하게 살고 싶다는 많은 지역주민들의 평범한 소망이 다시는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본 의원의 5분 발언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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