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을 겪은 95세 유도환 할머니 자수작품전을 열다.
뇌졸중을 겪은 95세 유도환 할머니 자수작품전을 열다.
  • 백다현
  • 승인 2019.04.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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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 번화1로 22번지 ‘문화있슈’에서 첫 작품전
자신의 작품전에 참석할 수 없는 몸상태

바늘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천위에는 나비며 새가 날아들었다.

꽃 닢 한 닢, 풀 한 포기에

너른 들판 같은 천은 생명천지다.

이제부터는 살아있는 세상이 된다.

그녀의 마음 안에 살아 자유로운 생명

영혼은 자유롭게 세상을 누빈다.

작품의 일부를 세밀히 보았다.

한 땀 한 땀 뇌졸중으로 몸에 마비가 온 초 고령이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는 균형 있는 자수 작품이 수십 점이 옛 중앙 통 문화있슈라는 서산시 문화사업단이 운영하는 건물 2층에 전시되어있었다.

자수를 통해 자유를 느끼고 세상과 소통하며, 딸들과 대화하다.

프로작가는 아니겠지만 본 기자는 사전설명이나 자료보다 작품을 통해서 작가와 대화하고 싶었다.

모든 자수 작품이 조형감각이 있었다, 세 명의 딸 중 첫째 둘째가 많이 도와주고 밑그림을 그려주었다고 한다.

조형감은 그렇더라고 색감이나 한 땀 한 땀의 질감은 코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작품이름이 딸에게...’, ‘()’, ‘꽃이랑 나비랑’, ‘봄 향기등 천진하다.

뇌졸 증 그리고 자수

작품의 크기는 다양했다.

89세가 되던 20135에 뇌졸중을 겪고 그 휴유 증으로 마비가 와서 오른쪽 입술 손가락 어깨 등을 사용할 수 없으며 현재까지도 침상을 벗어날 수 없는 불편함을 겪으면서 자수를 놓았다고 한다.

취재 중에 사진을 찍어보고 부분을 확대해 보았지만 전시회가 서산시내에서 이루어지니 직접 관람하는 편이 훨씬 현실감 있으리라 생각한다.

바탕천의 씨줄과 날줄 사이를 나비처럼 벌처럼 날아오른 후 내려앉아 새겨진 많은 그림은 마비를 겪는 노인의 작품이라고 인정치 어려운 섬세함이 있다.

한 땀의 바느질에도 인생이 담길 수 있을까?

천만 다행이다라고 느낀 것은 비록 밑그림위에 자수를 놓더라도 색채감의 표현이다.

풀 한포기 꽃 한 송이마다 노인이 살면서 느껴온 사물의 색을 입혀놓고 있었다.

꽃잎위에 앉은 잠자리의 날개의 혈맥, 꽃받침과 다른 꽃의 색깔 등 지난 6년여 간 얼마나 많은 노력이 깃들었는지 작품을 자세히 보면 저절로 느껴진다.

마비 온 몸으로 수놓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자수

특이 복잡한 나무를 자수 놓을 때 순서를 잊기 쉬운데도 완성도가 여간한 것이 아니다.

꽃과 새와 나비와 잠자리의 비행은 마비로 인한 자신의 자유로운 세상으로의 여행을 생각하면서 수를 놓은 것은 아닐까?

필자의 느낌은 삶의 깊이와 자유롭고자 하는 영혼이다.

벌레와 나비와 새와 잠자리 보다 더 자유로운 육신이 있을까?

비록 몸은 늙고 병들어 침상에 갇혀있으나 마음만은 자유로움 그것이다.

바탕천의 재질과 상관없이 바늘은 무용을 하고 실은 허공을 수놓는다.

자수전에 작품을 출품한 유도환님은 1925년에 부석면 가사리에서 22녀 중 장녀로 태어나 2세에 인천으로 시집을 갔으나 한국전쟁에서 남편이 전사하고 집으로 돌아와 지내던 중 당진군 정미면 이세환과 재혼하여 23녀를 두었다.

두 아들은 당시 흔했듯이 병으로 일찍 잃고 세 딸만 남긴 채 남편은 1964년에 병사한다.

세 딸을 혼자서 구시장(현서부상가주변의 옛 장터, 새벽장터)과 신 시장(동부시장)을 오가면서 행상을 하여 세 딸을 키워낸다.

혼자서 세 딸을 키워내다.

세 딸과 그 어머니 유도한의 관계는 뇌졸중으로 마비가 온 어머니를 자수를 놓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현재 자수전을 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어머니의 평전을 작은 책자로 낸 세 딸의 행동으로 미루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엄마가 꿈꾸는 하늘나라 꽃밭 이라는 제목의 소책자에는 세 딸들의 엄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글자마다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