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후용 목사 (서해중앙교회 담임목사, 서산포스트신문사 운영이사)

 

한해를 보내며 의미 있는 망년회(忘年會)를 갖자.

기대와 꿈을 안고 출발했던 한 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일 년이라는 세월이 마치 해가 떴다가 지는 것처럼 빨리 지나간다. 세월의 빠른 발걸음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마는 무심하게 지나가는 세월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한해를 보낼 때 마다 지난 한 해 내가 무엇을 했던가? 어떻게 살아왔는가? 한번 쯤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그런 노력이 없다면 내 자신을 개선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논어에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말이 있다. 옛것을 익히고 통달하여 새것을 아는 것이 온고지신이다. 이 말은 또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알 수 있다는 말도 된다. 과거와 현재는 깊은 연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나의 현재의 모습은 과거의 산물이기 때문에 내 과거를 철저히 반성하고 삶의 문제점을 찾을 때 오늘의 나를 새롭게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과거에 너무 집착해서 부질없는 후회를 해서 자기 자신을 나약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혹은 로또 복권같이 이것만 잘되면 하고 현실을 무시한 막연한 미래의 꿈에 젖어서도 안 된다. 우리가 새로워지려면 과거를 돌아보며 과거의 실수나 잘못 속에서 교훈을 얻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살아온 세월이 너무 괴롭고 아픔이 많기 때문에 그저 잊으려고만 할 때가 많다. 망년회가 그렇다. 매년 연말이 되면 그해의 온갖 괴로움을 잊자는 뜻으로 망년회(忘年會)의 모임을 갖는다.

사람이 한 해를 살아왔다는 것은 많은 고생과 어려움을 견디어 왔기 때문에 한 해의 괴로움을 잊어버리자는 망년회(忘年會)모임도 필요 하다.

그런데 우리사회의 망년회 풍습은 친구 직원 동창들이 모여서 부어라 마셔라하는 술 취하는 망년회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망년회 몇 번 갔다 오면 몸도 마음도 완전히 병들어 버리어 한 해를 완전히 망치는 망년회(亡年會)가 될 때가 많다.

그런데 최근 먹고 마시는 구식 망년회(忘年會)의 틀을 깬 신식 망년회가 확산되고 있다. () 망년회(忘年會)의 풍습 중 두드러진 것은 일일 봉사 망년회이다. 이는 고아원을 찾거나 결손 청소년 가장을 찾아 일일 아버지가 되는 것과 불우 이웃에 대한 성금과 봉사하는 망년회 모임이 있다.

또 찜질방 망년회가 있다. 이는 찜질방에서 2~3시간 동안 지난 한해 살아온 이야기꽃을 피우고 차 한 잔으로 망년회를 마무리한다. 또는 일출파 망년회가 있다. 이들은 망년회를 바닷가의 해돋이를 찾아 지난 한 해의 괴로움을 잊고 밝아 오는 일출을 보며 새로운 한해를 다짐한다.

또 가족사랑 망년회가 있다. 이는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한 해를 돌아보며 가족들에게 소원했던 것이나 미안한 감정을 편지를 쓰면서 털어버리고 가족이 하나 되는 망년회가 있다.

우리는 이제 어떤 망년회든지 먹고 마시는 구식 망년회(亡年會)에서 탈피해야 한다. 망년회(忘年會)란 지난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며 자신의 문제점은 무엇인가를 반성하며 지난 한해 못 다한 것을 뉘우치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한해가 저물어 가는 마당에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뼈저린 반성이 없다면 다가올 한 해도 똑 같은 우()를 범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이 시간에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묵은 것을 버리는 망년회가 될 때 우리는 새로운 새해를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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