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집 ‘해미 읍성 600년을 걸어 나오다’ 발간 김가연 시인

 

김가연 시인

해미읍성에서 살아온 영혼들의 대언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결과물

해미읍성을 쓴 것이 아니라 해미읍성이 나를 부른 것

푸른 불 꽃 같은 열정으로, 애끓는 절절함으로, 숨이 멎는 듯 하는 먹먹함으로, 타는 듯 하는 고통으로 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는 영롱한 언어들이 꿰어진다.

프레임 안에는 돌 하나, 바람 한 점, 풀잎 하나, 이슬 하나에까지 스며든 600년의 시간 눈물, , , 기쁨, 환희, 슬픔, 아픔, 외로움, 괴로움이 오롯이 담긴다.

서산에서 나고 자라 서산을 살아내며 서산을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산을 대표하는 역사의 유구함을 언어와 그림으로 형상화한 디카시집 해미읍성 600년 역사를 걸어 나오다를 펴낸 김가연 시인

수많은 불면의 밤을 보내고 해산의 고통에 버금갈 만한 그녀의 시에는 시에 대한 열정과 꿈, 시로 풀어낸 인생과 우주가 가득하고 왜 시여야 하는지.’ ‘왜 시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 ‘왜 시를 쓰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산 출신

열린시학신인상 수상

3권의 시집 발간

다양한 문학 관련 활동 중

서산 출신의 시인입니다. 시 전문 계간지 <열린시학>에 시 달콤한 초록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어요.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시집으로 시간의 배후”, “푸른 별에서의 하루”, “해미읍성, 600년 역사를 걸어나오다가 있습니다.

2005년 한국문인협회 서산시지부 창립 회원으로 참여해 부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흙빛문학회 10대 회장(2007~2011)을 역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곡 부성초등학교 방과후, 인지 작은도서관, 해미도서관, 서산문화원 지역문화학교, 서산시 평생학습 프로그램 등에서 시 창작 강의 등 문학과 관련된 일이라면 꾸준히 참여해 왔어요.

현재는 서산문화원 이사, 서산소식지 편집위원(서산시 발간, 2002~), 한국문인협회 회원, 충남문인협회 회원으로 문학적 기량을 뿜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인에게 시란 무엇인지.

사명

새로움 발견 과정

시인에게 시는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시를 쓴다는 것은 삶을 써나가는 과정이며 자연과 더불어 새로움을 발견해내는 과정입니다. 시인은 대자연의 진리를 언어로 표현해 나가는 영혼의 대언자인 셈이죠.

시는 내 삶입니다. 삶 속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이 시 속에 깊이 녹아있죠. 100세 시대인 요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금까지의 삶의 이야기가 뭉근하게 오래 끓여낸 곰국처럼, 쪽 빛으로 곱게 물든 세모시처럼 우려내고 담아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디카시집을 냈는데 디카시는 아직은 생소한데 어떤 장르인가.

한국문학계 새로운 바람

디카와 시의 합성어

영상과 문자 결합

멀티언어예술

시의 세계는 무궁무진하죠. 사회 변화에 따라 문학의 트렌드도 많은 변화를 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흐름 중에 현대 한국문학계에 불고 있는 새로운 바람이 디카시입니다. 디카시는 국립국어원 국어사전에도 당당히 그 개념이 등재되었는데 디카(디지털카메라)와 시의 합성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찍고 쓴 시입니다. 작가 자신이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일으키는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에요. 새로운 문학 장르로,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라고 할 수 있죠.

왜 디카시집을 냈는지.

모든 순간이 영원이 됨을 표현하고자

매순간 언어와 영상으로 녹여보고자

사진 과 시어로 완벽하게 표현 할 수 있기에

순간과 순간이 만나는 그 지점에 삶이 있기 때문에 모든 순간들은 영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해미읍성을 걷던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아니면 조용히 앉아 있다가 움직이는 것들이든 정적인 풍경이든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하게 되는 순간이 많았어요. 그래서 보고 느낀 매순간을 언어와 영상으로 녹여보기로 했죠. 사진 한 장과 몇 줄의 시어로 그 느낌과 전달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되어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가장 큰 고비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진과 언어로 표현하는 것 쉽지 않아

새로운 창작 형태 도전 힘들 때도 많아

디카시집 해미읍성, 600년 역사를 걸어나오다는 해미읍성의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 그리고 해미읍성에서 살다 간 숱한 영혼들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해미읍성에 대한 시를 써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동안의 창작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인 디카시로 즉 사진과 언어의 콜라보로 시집을 펴낸다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면서 난감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 시집을 내는 것이 내 사명이라고 깨달았거든요. 힘들고 어려워도 끝가지 해 내야겠다는 다짐을 숨 쉬듯 했습니다.

이 시집 발간을 위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해미읍성을 오갔습니다. 비 오는 날은 빗속의, 눈 오는 날은 눈 속의 해미읍성을 보면서 내 자신이 해미읍성 속으로 들어가 보자 생각했어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모호함 속에 인내하던 어느 순간 돌이, 풀이, 나무가 말을 걸어왔어요. 그 순간순간의 감격은 저의 언어로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힘을 내어 그때부터 해미읍성의 돌의 말, 나무의 말, 영혼들의 말을 받아 적는 대필자가 되었습니다. 내가 해미읍성이 되고 해미읍성이 내가 되는 몰아일체의 순간순간을 가슴에 담아 피를 토하는 듯 하는 심정으로 시를 쓰고 사진을 찍었어요. 결국 내가 해미읍성을 쓴 것이 아니라 해미읍성이 나를 부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작품 집필 시 가장 중요하게 작업했던 포인트는 무엇인지.

해미읍성 모든 것 표현

역사적 사실 이해

과거와 현재 조화

새로운 역사 창조

동선 따라 배치

해미읍성은 서산의 대표적 문화유적입니다. 축제 기간에는 대략 25만 명이 찾는 서산의 대표 관광지이기도 하죠.

이번 시집은 해미읍성에서 살아온 영혼들의 대언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결과물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넘어서고 민초들이 살아온 자취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지난날의 아픔을 딛고 내일의 꿈을 불태우는 시가 되기를 바랐어요.

지난 5년여 동안 사시사철, 조석으로 직접 사진을 찍어가며 떠오른 시상을 함축된 시어로 표현한 것으로 국내 문학계에서도 흔치 않은 시집입니다.

해미읍성 축성의 과정과 변천사, 이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해미읍성에 서린 역사적 사건들, 무엇 하나 소홀하게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를 통해 해미읍성의 돌 하나에까지 새겨진 거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이해하고,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어 서로 소통하여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것, 그것이 제가 가장 마음에 두었던 이번 시 작업의 중심입니다. 그곳에 어우러진 세월의 풍경, 자연의 호흡, 생명의 탄식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시를 읽는 독자를 섬세하게 배려했습니다. 이 시집을 손에 들고 해미읍성을 거닐며 시를 읽고 해미읍성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동선에 따라 편집하는 등 문학적 열정이 응집되어 있습니다.

 

이번 시집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 하게 되었는지.

해미읍성의 역사적 사실 재조명

해미읍성에 서린 삶의 편린들 표현하고 싶어

해미읍성은 평소에 자주 찾는 곳이에요. 해미읍성에 가면 아름답고 잘 정돈된 경물이 마음을 편하게 하고, 천천히 곳곳을 거닐다 보면 그 속에 서린 사람들의 삶과 아픔, 슬픔, 기쁨, 고단한, 외로움, 막막함, 절절함, 애환 등이 올올이 느껴졌어요. 해미읍성에 대한 방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시를 통해 재조명하고 그 의미를 되살리는 것이 매우 뜻깊은 일이라 여겨졌습니다.

시는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여중시절 교내 백일장 입상

시인에 대한 꿈 꿔

문학회 가입 활동

문예창작 공부

2006년 등단 후 문단활동

전 문학 소녀였어요. 문학을 좋아하고 문학적 분위기를 좋아하고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은근한 설렘도 있었어요. 꿈 많고 감수성도 풍부했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서 나름 심각하기도 했던(웃음) 여중시절 국어시간에 글짓기를 했어요. 그런데 제 글을 본 국어 선생님이 칭찬을 하시는 거예요. 담임이었던 국어 선생님의 추천으로 처음 출전한 교내 백일장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그 때 아 내가 글을 좀 쓰나보다. 앞으로는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시인에 대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 후 문학에 관심을 갖고 매일 시를 쓰듯 일기를 쓰면서 글을 쓰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서산에서 가게를 운영하면서 시를 좋아하고 쓰는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흙빛 문학회에 가입하여 활동하게 되었어요. 문학회 활동을 하면서 문인들과 교류를 하면서 노경수 동화작가를 만나게 되었고 그의 권유로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문학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비록 만학도라 공부가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늦은 만큼 끈기와 노력으로 진정한 시인, 문학인의 길을 가고자 노력했죠.

2009년 등단하여 본격적인 문단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는 어떤 방식으로 쓰는지.

시의 원천 사랑

진심을 담아 독자들에게 위로, 치유가 되길 바라며

시의 원천은 사랑입니다. 바람도 꽃도 하늘을 비롯한 모든 삼라만상과 남녀노소, 지위 고하를 막론한 모든 사람이 시인에게는 모두 반갑고 소중한 벗이요, 잘 대접하기도 해야 하는 손님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대부분 예고 없이 찾아오죠. 시인은 그들을 귀하게 여기고 그 마음과 그들에 대한 사랑을 시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시를 쓴다.’고 하지 않고 시가 온다.’고 합니다. 나의 진심을 담고 그 진심에 또 한 번의 진심을 담아 한 자 한 자 써 나가면서 시가 읽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고, 꿈이 되고, 소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시 완성은 얼마나 걸리는지.

대중이 없어요. 어떤 시는 단 하루에 완성되기도 하고 어떤 시는 몇 달이 지나도록 붙잡고 끙끙 앓기도 합니다.

어떤 시들을 쓰려고 할 때 틀을 잡아놓고 쓰는지, 쓰고 난 뒤에 재구성하는지.

좋은 시를 위해 부단히 노력

습관처럼 써

무엇을 쓰든 시는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존엄성을 추구하고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시가 무엇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것처럼 시 쓰는 방법 또한 이것 이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고민하면서 그때그때 나름의 방식을 터득해가면서 습관처럼 시를 씁니다. 시를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고 할까요(웃음)

시 쓰면서 좌절한 적은.

좋은 시를 쓰고 싶은 간절함

시를 쓰면서 좌절했다기보다 좋은 시를 쓰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큽니다.

시상은 떠오를 때 바로 잡지 못하면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밤에 떠오른 시상이 아침이면 흔적 없이 사라지고 길을 가다 문득 지나가는 시상도 순식간에 흩어져서 항상 메모지나 노트를 갖고 다니면서 적어야 해요. 어떤 때는 잠결에 시상이 떠올라 눈 비비며 비몽사몽간에 적어 놓기도 해요.

시를 쓰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시적 순발력 키우기 위해 노력

사물과 대화하는 방법 모색

도움 준 사람들 많아

독자들의 위로, 격려

주변의 사물을 예사로 보지 않아요. 시적 순발력은 시를 훌륭하게 쓸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순발력이 있다는 말은 시적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부지런할 뿐 아니라 사물과 대화하는 방법을 알아야 해요.

또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지금도 그들이 해 준 주옥같은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있어요.

부모님, 문학 선생님, 자연, 좋은 글, 사람들 모두가 큰 스승입니다.

가장 큰 힘은 지인들과 독자들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입니다. 박만진 시인, 이생진 시인, 김종회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 신익선 평론가, 김재신 문화해설사, 이정우 충남문인협회 회장, 최병석 내포문인협회 회장, 유각환 선생님 등 문학계와 많은 독자들이 이번 시집을 보고 격려와 찬사를 보내주었습니다.

소개하고 싶은 시 한 편이 있다면.

안도현 시인 너에게 묻는다

김가연 시인 돌담

평소 짧지만 큰 힘을 가진 시를 좋아합니다.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를 즐겨 읊어요.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이 시는 희생과 열정, 그리고 타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담겨 있어 마음에 두고 있다.

제 시로는 이번 시집에 수록된 시로 반성과 성찰의 의미로 쓴 시 돌담이에요.

아침의 길

저녁이 걷는다

낮은 자세로 앉아

하루를 읽는

생의 그림자 두엇

 

요즘 일상은 어떤지.

시의 소재 찾는 훈련

독서와 여행

사람과의 만남

시의 소재를 찾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시인의 상상력은 평소의 훈련으로 더욱 풍부해지고 시적 상상력은 경험에서 나옵니다. 직접경험이든 간접경험이든 모든 경험은 시에 반영되고 그것이 독자들과 공감의 연대를 이루는 것이죠. 모든 일상이 시의 발아점이고 소재인 셈입니다.

독서와 여행, 사람과의 만남, 모든 자연을 통해서 시의 소재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얻은 상상력을 기록함으로써 시의 창조가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의 만남도 어렵고 여행의 폭과 넓이도 줄어든 요즘은 시를 쓰기 위한 노력으로 독서가 가장 좋더라고요. 장석주 시인의 은유의 힘시론을 읽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얻은 상상력을 기록하면 또 다른 창조가 이루어지거든요.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구상 중인 다음 작품에 관심 두고 있는 주제가 있는지.

감동과 즐거움 주는 시

서산 관련

이번에 출간한 디카시집 해미읍성, 600년 역사를 걸어나오다에 대해 많은 분들이 격려와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앞으로 독자들에게 더 큰 감동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어요. 서산에 관련된 다양한 내용의 시도 계속해서 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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